21 / 07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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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리크스] 카카오코인

카카오 "토큰 판매용 지갑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아" 비공개 토큰 판매 전면 부인

우선미 기자 wihtsm@dailytoken.krJuly 04. 2018

 

실존하지 않음에도 대기업 이름표를 붙여 불티나게 팔리는 '허상'의 코인들이 있다. 삼성코인, 알리바바코인, 카카오코인 등이 그것이다.
 
특히 카카오코인은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인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퀀텀(QTUM)이 아닌 시장에 존재하지도 않은 카카오코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카카오코인 간판을 내건 단체 커뮤니티방이 우후죽순 생기고, 그 곳을 터잡아 카카오코인을 선판매한다. 정말 카카오가 카카오코인을 발행할까. <데일리 토큰>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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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코인 스캠주의보 발령
 
존재하지도 않는 카카오코인을 미끼로 투자금을 모은 정황이 드러나 '주의보'가 발령됐다. 카카오가 자체 코인을 발행할 것이라는 일명 '카카오코인설'이 제기된 것은 올해 초 네이버가 라인 파이낸스 설립과 자체 코인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7월 중 싱가포르에 법인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BITBOX)를 오픈하고 라인코인을 발행할 예정이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 사용자 보상 콘텐츠를 담고 서비스에 기여하는 사용자에게 가상통화를 인센티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발표를 신호탄으로 가상통화 시장에서는 라인의 경쟁사인 카카오가 자체 코인을 내놓을 것이라며 '카카오코인 선판매'를 광고하는 수십개의 채팅방이 생기기 시작했다. 코인의 가격을 300~500원으로 책정해 놓고 하드캡(판매 물량)을 5억개 정도로 설정했다.
 
카카오게임즈 해외 진출 소식을 알리는 기사 링크를 걸어놓고, 코인과 연관된 듯 포장하기도 했다. '꽃길만 걸어요'라는 격려 멘트와 '~카더라'와 같은 추측성 문구가 난무한다.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발행사인 카카오 소개, 코인 발행 및 가상통화 공개(ICO)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김경수 이더랩 소장은 "삼성코인, 알리바바코인, 텔레그램코인 등 대기업의 이름을 붙여 투자금을 모집하는 사기행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게시된 다단계 폰지사기 업체만 해도 200여개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 카카오의 경고…카카오코인의 귀환
 
3월 중순, 카카오코인 발행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자 카카오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경고장을 날렸다. 지난 3월 17일 <데일리 토큰>이 'ICO 참여 계획'에 대해 묻자 카카오 측은 "ICO는 현시점에서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약 일주일 후, 김범수 카카오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카카오코인은 실존하지 않는 코인이며 카카오 역시 이와 관련한 코인 발행이나 ICO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표했다.
 
카카오 측의 진화로 논란은 잠시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채팅방 수도 급감했다. 하지만 한달여가 지난 4월 19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카카오코인 관련 채팅방을 찾아보니 수가 급증했고, 카카오코인을 보라코인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SNS와 메신저 카카오톡 등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카카오코인 판매업자가 올린 판매공지에 따르면 카카오 본사는 코인 발행이 아닌, 블록체인 개발에 집중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보라 네트워크(Bora network)와 웨이투빗(Way2Bit)의 50.1%를 인수해 최대주주로써 카카오코인을 발행하기로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가 블록체인과 코인을 양분화 하는 투트랙 전략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총12억개가 발행되지만 5억개만 릴리즈하고, 1코인은 300원이며, 토큰은 6월 중순 지급할 예정이다. 프리세일과 ICO는 진행하지 않고 상장할 예정이다.
 
공지에는 '다른 카카오코인 정보는 다 사실이 아닙니다. 이방에 계신 분들께 참여 기회 드립니다.'라며 '은밀한 거래'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글이 올라오자마자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투자자들의 질문 글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카카오코인 보라코인 이거 맞나요?'(wido*****), '카카오가 코인을 발행한다는 것이 사실인가요?'(abr****) 등이다.
 
돌아온 판매책들은 2월보다 대담해진 모습이다. 쏟아지는 질문에 눈 한번 깜박하지 않고 당당한 답변이 이어진다. 코인 판매 시점과 물량을 반복해 공지하기도 한다. 
 
◆ 키맨 카카오 "토큰 발행 계획 없다" 일관
 
아이러니한 점은 열쇠를 잡은 카카오가 '코인 발행 계획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음에도 카카오코인 선판매가 매끄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의 입장 변화를 확인하고자, 7월 2일 카카오 측에 '자체 코인을 발행할 계획이 있는지' 다시 물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3월에서 밝힌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다"며 "카카오코인 사기를 예방하고자 카카오에서는 신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 발행주체로 지목된 카카오게임즈의 입장도 변함없기는 마찬가지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코인을 발행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김범수 대표가 밝힌 대로 블록체인 플랫폼에만 집중하고 코인은 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가 코인 발행 계획이 없다면,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카카오코인 발행을 맡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데일리 토큰>과의 인터뷰에서 “대외 일은 카카오가 다 맡고 있어서 저희가 이야기를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답변 드릴 수 없다”고 전화를 끊었다. 
 
◆ "카카오가 우리에게 판매 권한을 줬다?"
 
카카오코인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비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이미지가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한 몫 했다고 분석한다.
 
판매책은 카카오가 코인 판매에 대한 사업권을 준 것처럼 홍보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이 맥락에서 '카카오 측이 코인을 발행하더라도 자체 유통, 기관투자자 유통 방식이 아닌 개인에게 일부 코인 물량을 선지급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남는다. 
 
한 카카오코인방에서 판매책으로 보이는 A 씨의 프로필을 보면 중고 명품 판매가게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카카오의 공식적인 업무와 관련성이 낮은 개인이 어떤 방법으로 카카오에서 권한을 넘겨받아 코인을 선판매 할 수 있게 된 것일까.
 
김경수 소장은 암호화폐 관련 사기 행각에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패턴을 분석하면 대부분이 ▲화려한 이력과 비전, 이미지로 치장 ▲거래소 상장과 고수익률 보장 ▲언론사 광고를 통해 코인을 보도하는 형식으로 신뢰도를 쌓은 후 전형적인 다단계 판매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우리는 그 어떤 코인도 발행하지 않지만 발행한다고 하더라도 저런 채팅방에서 신원도 공개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일을 맡길 이유도 없다"며 "얼굴도 한번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말을 쉽게 믿고 투자를 하다니 안타깝다"고 대답했다.
 
강남경찰서 정보과 수사관은 "카카오코인은 존재하지 않는 상품"이라며 "이와 관련한 어떤 것도 사실이 아니니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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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박한 판매 마감과 선동으로 '심리전' 
 
판매책들은 촉박한 판매 마감시한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는 방법도 사용했다. '카카오의 공식 세일즈 라인'으로 포장한 한 카카오톡 방에서 판매자들은 '선착순', '~까지 마감' 등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4월 19일, 이 방에서 토큰 구매를 위한 시간이 20일 오후 5시 이후로 공지됐다. 판매는 토요일 자정 마감이다. 이더리움으로 투자를 받으며 입금 주소 역시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 밝힌다. 공지가 뜨면 채팅방은 달아오른다.
 
마음이 급해진 투자자들의 "일 때문에 시간을 못 맞출 수 있으니 미리 구입할 수 없겠냐"는 문의가 이어진다. "따로 연락을 달라"는 판매자의 답변에 맞춰 전화번호가 교환된다. 투자자들은 연신 "고맙다"며 "곧 연락하겠다"는 답변을 남긴다. 원칙이라며 판매 시간을 공지하고서 시간외 구매를 하고 싶다는 투자자에게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연락부터 달라는 답변을 하는 것이다.
 
4월 20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판매책들이 카카오코인 판매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한 쪽에서 "다른 판매 채널은 다 닫혔다"며 "이 방이 유일한 카카오코인 판매처"라고 선동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빨리 사야겠다"고 몰아가기 하는 모습이 목격된다. 판매책은 이런 사전 작업 덕에 큰 고비 없이 예약금을 쥘 수 있다. 
 
이와 함께 '보안 유지 필수'라는 문구를 시도때도 없이 올린다. '정보가 새나가는 순간, 투자기회는 사라진다'는 단속의 의미와 '의심하면 이 방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가진다. 
 
판매책이 "개인 구매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카카오게임즈가 아닌 그 물량을 확보한 기관 및 세력"이라고 설명하지만 심리전에서 밀린 투자자들은 의심할 여유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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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지급 무한정 연기…투자 받은 이더리움 전액 출금
 
<데일리 토큰>이 판매책과 접촉해 얻은 이더리움 지갑 주소를 확인한 결과, 모집한 투자금은 다른 지갑으로 유출되고 있었다. 판매책의 공지에 따르면 카카오코인 매집량은 3000이더로, 사전 오프라인 판매가 2300이더, 사내 직원 구매가 500이더, 온라인판매가 115이더다.
 
내역을 살펴보면 2월 6일부터 7월 2일까지 조금씩, 꾸준히 이더가 유입되고 있다. 총 2133.076이더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이더 뭉치가 빠져나가는 정황도 발견된다. 2124.074이더가 다른 주소로 옮겨져 9이더가 남아있을 뿐이다.
 
유출 내역을 보면 이 주소에서 다른 주소로 2월 8일 39.99980187이더, 3월 9일 141.3555522이더, 3월 28일 111.8486023이더, 4월 18일 32.628405이더, 5월 15일 588.7901152이더, 5월 31일 243.449685이더, 6월 8일 92.00979이더, 7월 2일 873.99195이더가 빠져나갔다.
 
십억여원이 넘는 자금이 카카오코인 물량 확보를 위해 카카오 쪽으로 넘어갔을까. 이에 대해 카카오는 <데일리 토큰>에 "코인 판매용 지갑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수차례 확인해 줬다.
 
투자자들은 토큰 배분을 기다리고 있지만 토큰 지급 예정일은 무한정 연기되고 있는 것도 스캠 가능성을 키운다. 판매업자는 4월 말에 투자금을 끌어 모르며 '6월 중순경' 토큰 지급을 하겠다고 했지만, '6월 말'로 미뤄졌고, 6월 말에는 다시 '7월 초'로 연기했다. 공지에 나와있는 판매자의 전화번호로 연결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 피해자 고발은 없다…'유사수신행위'로 처벌 가능
 
문제는 2월부터 6개월간 사기행각을 일삼았던 판매책이 자취를 감추기는 커녕 그대로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또 다른 판매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신봉자들은 "다른 채팅방보다 훨씬 친절하고 신뢰가 간다"며 칭찬을 거듭하기도 한다.
 
상황은 이렇지만, 사기 피해 고발이 전무해 사기죄로 처벌은 불가능하다. <데일리 토큰>이 분당경찰서, 강남경찰서, 동대문경찰서에 카카오코인 스캠 고발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중 강남경찰서는 5월 초 사건을 공식 배정한 상태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카카오코인 스캠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피해 고발이 없어 사기죄로 입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사수신행위로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코인 판매업자들은 '특정한 비율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유사수신행위는 은행법, 저축은행법 등에 의한 인가나 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 · 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수입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toke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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